우리 집의 구독 서비스, 정말 다 필요할까?
우리 집도 구독경제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까지… 이게 다 고정 지출이 되어버렸다. 처음엔 ‘하나쯤은 괜찮겠지’ 싶어서 가입했는데, 어느새 하나둘 늘어나더니 이제는 한 달에 꽤 큰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솔직히 줄이고 싶다. 카드 명세서를 볼 때마다 ‘이거 진짜 다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랑이 구독 서비스를 줄이려고 하면 “이것마저 없으면 너무 팍팍하지 않냐?”라며 반대한다. 스트레스받는 하루 끝에 영화 한 편, 예능 한 편 보는 게 작은 행복이라는 거다. 사실 나도 그 말에 공감하긴 한다. 이미 익숙해진 서비스가 사라지면 뭔가 허전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이대로 계속 두는 게 맞을까? 아니면 정말 꼭 필요한 서비스만 남겨야 할까? 그런데 이 ‘꼭 필요하다’라는 기준이 참 애매하다. 결국 구독을 줄이려면 결정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오늘은 이 고민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자동 결제의 덫: ‘없으면 허전하다’는 심리
구독 서비스의 무서운 점은 한 번 가입하면 쉽게 해지하지 못한다는 거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자동 결제를 기본으로 한다. 한 번 가입해 놓으면 매달 일정 금액이 빠져나가는데, 서비스 자체가 워낙 익숙해지다 보니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구독 서비스를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이걸 없애면 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을 미루게 된다. 나는 ‘진짜 다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갖지만, 신랑은 ‘이게 없으면 낙이 없다’고 한다. 결국 서로의 기준이 다르다 보니,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구독 서비스가 삶의 질과 직결되는 걸까?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구독하는 모든 서비스를 매일 쓰는 것도 아니다. 주말에 몰아보거나, 가끔 시간 날 때 보는 수준인데, 그냥 ‘언제든 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돈을 내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
쌓이면 부담되는 비용: 가랑비에 옷 젖는다
구독 서비스 하나하나는 금액이 크지 않다. 넷플릭스 1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 11,900원, 디즈니+ 9,900원, 티빙 10,900원. 개별로 보면 별 부담이 없어 보이지만, 이걸 다 합치면 한 달에 5만 원이 넘는다. 1년이면 60만 원, 10년이면 600만 원이다.
한번 신랑에게 이런 계산을 해줬더니 “그렇게까지 나가는 거야?”라며 놀라더라. 하지만 막상 구독을 끊으려 하면 “그래도 유튜브 광고 다시 봐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이 나온다. 결국 작은 불편함이 생기는 걸 감수하지 못하는 거다.
사실 나도 이런 부분이 익숙해져 버렸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다 보면 광고 없는 환경이 너무 편해서 다시 기본 버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한 번 편리함을 경험하고 나면, 그걸 포기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그렇다고 이걸 다 유지하는 게 맞는 걸까? 결국 우리가 정말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만 남겨야 한다는 게 답인데,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줄일 것인가’다.
스마트한 구독 관리: 결정적인 기준을 만들자
구독 서비스를 줄이는 건 단순히 ‘아끼자’는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우리 집 같은 경우, 신랑이 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있고, 나도 불편해지는 게 싫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독 서비스를 정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 1) 2~3개월 동안 사용 빈도 체크하기
일단 내가 진짜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가 뭔지부터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각 서비스의 사용 시간을 기록해 보고, 한 달 동안 몇 번 이용했는지 체크해 보면 ‘진짜 필요한 것’과 ‘그냥 유지하는 것’이 구분될 거다.
✔ 2) 공유 가능한 건 함께 쓰기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같은 서비스는 가족 요금제를 활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최대 4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데, 가족이나 친구와 비용을 나누면 훨씬 경제적이다.
✔ 3) 특정 시즌만 구독하기
필요할 때만 구독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티빙은 특정 예능 시즌에만 구독하고, 그 시즌이 끝나면 해지하는 방식이다.
✔ 4) 카드 자동 결제 일정 확인하기
많은 사람이 구독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언제 결제되는지 신경 안 쓰기 때문’이다. 매달 구독료가 빠져나가는 날을 정해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5) 정말 없어지면 안 되는지 스스로 테스트해보기
한 달 동안 특정 구독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실험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끊기 전에 한 달 동안 일부러 안 보고 생활해 보면, 진짜 필요한지 아닌지가 보인다.
결론: 줄이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고민은 해보자
우리 집처럼 구독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한 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쉽게 끊을 수도 없고, 없으면 허전한 느낌도 든다.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다. ‘진짜로 필요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구독경제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돈이 꾸준히 빠져나가는 구조다. 만약 한 달에 5만 원씩 10년간 쓴다면 600만 원이다. 그 돈을 더 가치 있는 곳에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바로 내일부터라도 ‘이 서비스가 정말 필요할까?’라고 한 번쯤 자문해 보면 어떨까. 우리 집도 고민 중이지만, 조금씩 줄여나가는 게 목표다. 작은 실천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