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기저귀, 분유, 병원비 같은 기본적인 것들만 해도 한 달 지출이 훌쩍 늘어난다. 여기에 옷, 장난감, 유모차, 카시트, 아기 침대 등 필수 육아용품까지 더하면 출산 후 몇 개월 사이에 수백만 원이 나가는 건 금방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더해 SNS가 소비를 더욱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나도 딸을 키우면서 예쁜 육아템을 보면 안 사고는 못 배긴다. 인스타그램만 들어가도 감각적인 인테리어 속에 놓인 고급 유모차, 귀여운 디자인의 장난감,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육아 필수템이 넘쳐난다. 다른 엄마들이 좋다고 하면 왠지 내 아이한테도 꼭 필요할 것 같고, 안 사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육아 시장 자체가 점점 "프리미엄화" 되면서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예전에는 유모차나 카시트 하나 사면 오래 쓰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요즘은 신생아용, 유아용, 좀 더 큰 아이용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가격도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엄마들끼리 정보 공유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제품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그렇게 하나둘 더 사게 된다.
이렇게 필수 지출과 심리적 소비가 맞물리면서 육아비는 끝없이 늘어나고, 지갑은 얇아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육아비 지출: 어디까지가 필요 지출일까?
육아비를 줄이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지출’과 ‘불필요한 소비’를 구분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나는 한 번은 딸아이를 위해 인스타에서 본 귀여운 옷을 여러 벌 샀는데, 정작 입혀보니 몇 번 못 입고 금방 작아졌다. 게다가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빨라서 신발이나 옷이 몇 달 만에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때부터 생각이 좀 바뀌었다. "진짜 필요한 것만 사야겠다." 그런데도 쉽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소비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다.
- 꼭 필요한 지출: 기저귀, 분유, 예방접종, 기본적인 의류와 육아용품
- 선택적 소비: 브랜드 제품, SNS에서 핫한 육아템, 장식용 아이템
특히 SNS를 보다 보면 "다른 엄마들은 다 사는데, 나만 안 사는 건가?" 하는 심리가 작용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꼭 비싼 브랜드 제품이 아니어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예를 들어, 고가의 유모차 대신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거나, 꼭 필요한 기능만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식으로 소비 습관을 바꿀 수 있다.
아이한테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결국 부모의 경제적 여유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 달 예산을 정하고, 그 안에서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지출이 조절된다. 그리고 이런 경제적인 마인드는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계속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육아비 부담 줄이는 방법
육아비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 중고 거래 적극 활용하기: 요즘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를 보면 거의 새것 같은 유모차, 카시트, 아기 의류가 많이 올라온다.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 몇 번 쓰지 않은 제품들이 많다. 신생아 때 쓰는 물품은 금방 필요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중고를 적절히 활용하면 육아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 대여 서비스 활용하기: 특히 대여 서비스도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장난감, 유모차, 카시트 같은 제품은 육아용품 대여 서비스를 통해 빌려 쓰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렌탈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서 육아용품을 필요할 때만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잘 활용하면 좋다.
- 정부 지원제도 활용하기: 정부에서 제공하는 양육수당, 바우처 지원, 육아지원 프로그램 등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면, 출산 후 일정 기간 동안 출산 축하금이나 육아 수당이 지원되는 지역도 있고, 아이 장난감 도서관이나 무료 육아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혜택을 적극적으로 찾아 활용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 SNS 소비심리 조절하기: SNS가 소비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충동구매를 막기 위해 "위시리스트" 를 만들어보자.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바로 구매하지 말고,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둬서 정말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도 이 방법을 실천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줄였다.
특히 요즘은 SNS 알고리즘이 관심 있는 제품을 계속 추천해 주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된다. 이럴 때는 SNS 광고 차단 기능을 활용하거나, "구매 전 3번 이상 고민하기" 같은 개인적인 소비 규칙을 만들어두면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월 지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